안녕하세요, '스몰 스텝'의 저자 박요철입니다. 비오는 월요일, 카페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얼마 전 친구와 함께 '임장(부동산 현장을 직접 다녀오는 일)'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오는 길에 친구가 문득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김광석이 '서른 즈음에'를 부르던 시절 우리나라 중위 연령이 서른이었다구요. 여기서 중위 연령이란 우리나라 사람들을 모두 줄 세워서 가장 가운데 위치하는 나이를 말합니다. 그런데 2024년의 중위 연령은 몇 살일까요? 40대 중반입니다. 이 얘길 듣고 보니 과거 서른에 했던 결혼을 지금은 40이 넘어서 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갑자기 조금은 젊어진 기분이 들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참고로 저는 50대 초반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 현실이 양날의 검임을 알게 됩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일할 나이도 함께 길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40대 중후반이 되면 2번째 커리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첫 직장을 위해서 4년의 대학생활에 더해 몇 년의 취업 준비 생활을 했다면 이제 다시 두 번째 커리어를 준비해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 준비를 충분히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습니다. 그런데 대표적인 자영업인 식당을 개업하려면 허가를 위해 최소 6개월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쉽게 식당을 개업할 수 있죠. 그렇다보니 준비 안된 창업이 많고, 그래서 폐업률도 높습니다. 작년만 해도 식당 5곳 중 1곳이 폐업을 했고, 이 비율은 코로나 때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식당 창업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어느 설렁탕 가게 대표님이 식당도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고 푸념하듯 말하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10년 간 식당을 운영해온 이 사장님 눈에도 준비 안된 창업이 너무 많아 보였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200여 식당 주인들이 모인 모임의 대표와 함께 책을 쓰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식당 창업을 위한 가이드북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아울러 4050을 위한 글쓰기 관련 책도 함께 쓰고 있습니다. 2번째 커리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준비 중 하나가 책쓰기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내가 과연 홀로서기가 가능한 경쟁력을 가졌는지 알게 됩니다. 아울러 무엇을 더 준비해야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도 하게 됩니다. 저 역시 '스몰 스텝'이란 책을 통해 40대 중반에 두 번째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회사 밖의 '연대'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저 역시 100여 개 가까운 스몰 브랜드의 컨설팅을 해오면서 좋은 관계를 많이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4050을 위한 커리어 연대'라는 모임도 제안하고 있습니다. 결국 나라는 사람의 경쟁력은 주변 사람들의 평판에 의해 만들어짐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글을 읽는 분이 비슷한 연령대라면 꼭 한 번 이런 고민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함께 고민하고 싶으신 분들은 제가 만든 단톡방에 함께해주세요. 이 모임을 통해 두 번째 커리어를 위한 해법을 함께 찾아가고 싶습니다.
비오는 월요일, 저는 카페에서 김동률의 음악을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뉴스레터가 홀로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과 용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모쪼록 오늘도 기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