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정해진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메뚜기'가 가능합니다. 공간 전체가 보이는 뷰 중심의 자리, 독서실 같은 집중 근무석, 화상 미팅이 가능한 공간, 큰 테이블, 심지어 회사 대표나 앉을 법한 별도의 데스크도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자리에서 전화 통화, 화상 통화가 가능합니다. 하루 종일 가사 없는 음악이 흐르고, 화이트 노이즈로 편지한 듯한 사람들 소리도 얕게 들립니다. 맥주 대신에 작은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위스키도 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애정한다는 '커티삭'을 마실 수 있네요.
이곳 저곳 공유 오피스를 많이도 전전했습니다. 1인실도 써봤다가, 2인실도 써봤다가, 외로움에 자유석을 써보기도 했고, 접근성 때문에 근처 동네 사무실도 써봤습니다. 그런데 채 6개월을 넘긴 곳이 많지 않아요. 그러다 문득 집과 카페를 전전하는게 가장 현명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지요. 그런데 최근 우연히 알게 된 '집무실'에서 일하면서 내가 무엇에 목말랐는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떤 점이 만족스러워 38만원의 한달 이용료를 한 번에 결제할 수 있었던 걸까요?
집무실은 번잡한 투어와 소개, 사인, 선급금 같은 '당연하게' 보였던 모든 과정을 없앴습니다. 앱 설치 후 하루쯤 기다렸다가 3일 무료 이용권을 받아 QR 코드로 공간 이용이 가능합니다. 전화로 예약하고, 날짜를 받아, 담당자와 투어 후, 계약서를 쓰고, 선급금까지 입금하는 그 모든 과정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충분히 공간을 체험한 후 연장 이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어요. 언제든 이용을 멈출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1인실에 갇히니 작업 능률이 안오르더군요. 라운지에서 일하는 것도 금새 식상해지고요. 자유석을 이용하다보면 카페에서 일하는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스믈 스믈 올라오더군요. 그런 면에서 집무실은 자유석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한 것 같아요. 정해진 자리도 짐을 둘 자리도 없습니다. 그대신 그날 그날의 기분에 따라 어느 자리든 이용이 가능합니다. 공유 오피스와 카페의 중간 어디매쯤 있는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당연히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저같은 자유인에게는 최고의 선택 같아요.
어떤 좌석에서도 통화나 화상 회의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읽고 놀랐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렇게 열린 공간을 만들어놓으니 되려 마음이 편합니다. 적어도 분당점은 사용자가 적어서 그런지 시끄럽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어요. 다른 공유 오피스의 자유석은 2등실 같은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곳은 열린 오피스로 어떤 제약도 가하지 않아 마음이 편합니다. 다인실의 경우 회사 직원들이 많지만 지무실은 거의 모든 사람이 개인사업자거나 프리랜서들입니다. 묘한 동질감과 연대의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요.
4. 집 근처에서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스파크 플러스...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공유 오피스를 방문하고 사용하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간판을 바꿔 달아도 전혀 알아채지 못하겠다는 거에요. 아마도 서로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면서 지금의 모습에 다다른 것이겠지요. 하지만 집무실은 번화가를 떠나 동네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접근성은 더 좋아졌지요. 외부 미팅이나 회의 때문에 비싼 기존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은 카페나 다른 장소 활용도 가능하고 빈도도 낮더라구요. 차라리 집 근처에 있어서 언제든 일하러 갈 수 있는 집무실이 제게는 맞았습니다.
물론 이건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고 선택이고 판단입니다. 집무실로부터 별도의 광고 부탁을 받은건 물론 아니고요. 하지만 이 공간은 1인 사업가나 프리랜서에 최적화된 곳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저 같은 사람들이 무얼 원하고 무얼 불편해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이곳은 분명 기존의 공유 오피스 여러 곳의 장점을 모아놓은 그런 곳이 아닙니다. 저같은 성향의 소비자들만을 대상으로 특화해서 만든 공간입니다. 저는 이런게 바로 '브랜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의 장점과 고객의 니즈의 접점을 정확하게 터치한 기분이랄까요? 혹이라도 이 글에 공감이 된다면 집무실 무료 프로그램을 꼭 한 번 경험해보세요. 여러분의 경험은 어떻게 다를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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