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의 그날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서른넷, 포털 사이트 기획자에서 브랜드 매거진 에디터가 되던 날입니다. 안방을 청소하던 제게 아내는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그 나이에 이력 휙휙 바꾸는 거 아니야." 아내는 결혼 전까지 작은 제약회사에서 꽤 인정받던 재원이었습니다. 아내이기 이전에 회사원으로서 건넨 그 조언을 새겨들어야 했습니다. 이후 7년간 저는 혹독한 브랜딩 수업을 받았습니다. 브랜드의 'B' 자도 모르던 제가 어찌어찌 살아남아 18년 가까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새삼 놀랍습니다. 대단한 이력은 아니지만, 저의 이른바 '존버'에 위로와 격려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사이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웬만한 글은 이제 AI가 훨씬 정확하고 매끄럽게 쓰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런 글은 AI가 쓰지 못할 겁니다. AI의 정보와 제가 가진 지식은 '나만의 경험'이라는, 태생부터 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18년의 경험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였습니다. 여러 권의 책을 썼고, 브런치 상도 받았고, 삼성과 세바시에서 강연도 하고, 브랜드북과 다른 이의 단행본 작업도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더 많은 정보나 지식보다 '금방 이해하고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글'을 원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루는 수십 년간 외식업을 해온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식당 사장님들의 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100억대 매출을 올리는 분들이지만 늘 정보에 목말라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케팅과 브랜딩을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할지는 여전히 막막해했습니다. 하루 종일 가게를 비워야 하는 강의는 소수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흔한 온라인 콘텐츠조차 노트북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어 어렵다고 했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모든 일이 끝난 뒤 스마트폰으로 매출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짧고 쉬운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제가 써보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이 바로 그 책입니다.
책 제목은 『세상에서 가장 쉽고 재미있는 브랜드, 마케팅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저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닙니다. 당대 최고의 브랜드 전문지로 인정받던 유니타스브랜드에서 저는 늘 아웃사이더였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똑똑한 에디터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에디터끼리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면 저는 늘 주눅이 들어 있었습니다. 제 글에 그렇게 논리적 비약이 많은 줄 그때까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보다 더 알 수 없었던 것은, 동료들이 어디서 그토록 세련되고 힙한 브랜드를 찾아내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회사 대표는 스니커즈 한 켤레 없는 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18년이 흐른 오늘, 저는 여전히 세상의 작지만 강한 브랜드를 찾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모임을 만들고, 강의를 하고, 책을 냅니다. 그 똑똑한 에디터들 중에 여전히 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저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 재미있는 브랜드, 마케팅 이야기』는 정말 쉽게 쓰려고 애쓴 책입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은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십니다. 하루 종일 식당 일을 마친 사장님이 한숨 돌리며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입니다. 아래 펀딩 사이트에서 다섯 편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브랜드와 마케팅을 막연히 어렵게만 여기는 세상의 모든 사장님과 대표님은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공부하는 젊은 친구들에게도 이 책이 가닿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의료 지식은 플라시보 효과 때문에라도 권위 있고 어려운 용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브랜드와 마케팅은 그야말로 '모두를 위한 지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펀딩해주시면 더 많은 책을 만들어 더 많은 사장님과 아르바이트생, 배움에 목마른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길게 적었지만 결국은 홍보 글이고 광고 글입니다. 그래도 세상에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브랜드, 마케팅 책 한 권쯤은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유명하지도 유식하지도 않은 저이지만, 지난 18년간 꾸준히 작고 소박한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글과 책을 써왔습니다. 이 책은 그 모든 노력의 집합체이자 정점이라고 자신합니다. 최고의 브랜드 책은 아니어도, 가장 쉽고 재미있는 브랜드·마케팅 책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사랑받고 싶습니다. 꼼꼼히 한 번 살펴보시고 그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한 권이라도 꼭 구매해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