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스몰 브랜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제는 팬덤 퍼널 김윤경 대표를 모시고 스브연의 6번째 초청 특강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제는 놀랍게도 챗GPT를 활용한 퍼스널 브랜딩. 사실 강연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강연을 듣고 나니 전율이 일더군요. 저 멀리 아득하게만 보이던 이 놀라운 신기술이 바로 코 앞의 내 문제로 와닿게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는 말합니다. 구글의 바드, MS의 빙, OpenAI의 챗GPT는 모두 우리의 개인 비서인 셈이라고 말입니다. 그것도 각각 성격이 달라 다양하게 골라서 쓸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러나 강연을 마친 후, 정작 기술 그 자체 보다는 퍼스널 브랜딩을 대하는 저의 자세가 달라졌습니다. 이런 멋진 신세계의 기술도 정작 사용자의 분명한 철학이 없다면 무의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퍼스널 브랜딩'이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 것일까요?
저는 퍼스널 브랜딩이란 한 사람이 '영향력을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여왕벌이 페로몬을 통해 자신만의 집단을 만들어가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이 영향력의 핵심에는 자기만의 철학에 기초한 미션과 비전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무지'와 '파타고니아'죠. 김윤경 대표는 말합니다. 무지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철학과 그 철학을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두 가지의 자산만 있다고 말이죠. 약간은 충격적인 예시였습니다. 브랜드의 철학, 비전, 미션 하면 가훈이나 교훈처럼 멋진 말을 다듬는 과정 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 철학이 추상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이미 거대한 브랜드의 자산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물론 지식을 알고 있었지만 그걸 '진실'로 깨닫게 되는 건 또 다른 감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깨달음은 다음의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Small Steps for Small Brands"
제가 스몰 브랜드 연대란 모임을 만든 후 개발 중인 슬로건입니다. 이 슬로건은 회원들 중 한 분이 제안해준 것입니다. 이 단어를 보는 순간 제가 스브연을 통해 해야 할 일들이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들을 위해 뭔가 거대하고 대단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제처럼 새로운 깨달음과 자극을 주는 명사들을 모시는 것도 이런 슬로건에 합당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스몰 브랜드에도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스몰 브랜드라서 더욱 더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거대 기업들이 가진 인력과 자산과 정보와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창업자의 선명한 가치는 스몰 브랜드의 가장 큰 자산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의 차이가 빅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지의 여부를 결정짓는다고 믿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철학, 미션과 비전을 통해 존재의 영향력을 넓혀가는게 바로 브랜드라는 사실을 또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철학을 텍스트로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아마 이런 작업을 하자고 하면 열에 아홉은 겁을 먹을게 분명합니다. 그러나 김윤경 대표는 말합니다. 그 일을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들이 대신해줄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눈 앞에서 시연해주었습니다. 나에 대한 정보와 생각들을 입력하는 작업만으로도 나만의 미션과 비전을 도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게다가 김 대표는 이런 철학과 가치에 기초한 '네이밍'의 중요성도 함께 말해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설데커'는 설레임을 주는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약자라고 하네요. 이 이름을 지어준 김 대표는 당사자를 만날 때마다 이렇게 묻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데이터로 어떤 설레임을 고객들에게 주고 있죠?' 이름이 가진 힘이 이렇게 놀라울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연을 듣는 내내 고민했습니다. 제 이름을 뭘로 지을지 말이죠. 스몰 브랜드 빌더? 스몰 브랜드 파트너? 스몰 브랜드 써포터? 나의 퍼스널 브랜드 네임이 중요한 일은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규정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밍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다가온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 강연을 듣기 전까지 챗GPT는, 바드는, 빙은 먼 나라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강연을 듣고 난 이후 이들은 나의 충실한 조수이자 비서이자 전략가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는 김윤경 대표를 그녀와 함께 일하던 다른 사람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이 달의 강사로 모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이렇듯 퍼스널 브랜딩은 광고나 홍보가 아닌 신뢰에 기반한 영향력을 통해서 주변에 전파됩니다. 그 사람의 생각이 멋지면 함께 하고 싶어지죠. 그 생각에 설득되면 함께 일하고 싶어집니다. 다만 이런 신뢰를 얻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내가 신뢰하는 사람이 신뢰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이 때부터 퍼스널 브랜드는 놀라운 속도로 주변에 전파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퍼스널 브랜드가 왜 스몰 브랜드에 중요하냐고요? 스몰 브랜드는 가진 자산이 '창업자' 그 한 사람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창업자의 퍼스널 브랜딩이 스몰 브랜드의 흥망을 좌우합니다. 그러니 김윤경 대표에게 퍼스널 브랜딩의 가이드를 요청해보세요. 스브연도 함께 하겠습니다. 저는 이 시대의 스몰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성이 여기 있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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