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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12단계 브랜딩 프로세스' 라는 교육 과정을 열었다. 작은 브랜드들을 위한 실제적인 브랜딩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일단 지난 15년 간의 경험을 살려 브랜딩의 과정을 12단계로 재정리했다. 예를 들어 내가 정의한 브랜딩의 첫 단계는 'Why의 발견'이다. 내가 읽은 책과 최근의 핫한 브랜드들, 오래된 브랜드들에서 Why를 보여주는 사례들을 찾았다. 이와 관련해 내가 쓴 글도 따로 정리했다. 마지막에는 Why의 발견을 돕는 워크시트도 추가했다. 이렇게 아래와 같은 12개의 주제를 반복해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1단계 – Why 2단계 - Core Value 3단계 – Market & Customer 4단계 - Differentiation 5단계 - Storytelling 6단계 – Key Resources & Activities 7단계 – Concept & Slogan 8단계 – Naming & Logo 9단계 – Brand Design 10단계 - Marketing 11단계 – Management 12단계 - Communication
그리고 나는 이 과정을 즐기고 있다.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 최근 진행한 서너 건의 크고 작은 컨설팅은 모두 위의 12단계로 정리해 최종 리포트를 클라이언트들에 전달했다. 만족도가 높았다. 그와 동시에 크고 작은 20여 개의 브랜드들을 이 프로세스대로 정리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일종의 테스트 작업인 셈이다. 그런데 그냥 글로 쓸 때보다 하나의 브랜드가 훨씬 더 정리가 잘된다. 걔중 뛰어난 브랜드들은 이 모든 과정에서 일관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오롤리데이'는 '행복'이라는 핵심 가치 하나로 위의 12단계 모두 설명이 가능하다. 그만큼 가치지향적인 브랜드란 얘기다.
브랜드를 정리하다보면 도무지 컨셉과 차별화 요소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브랜딩에 공을 들이지 않은 탓이다. 특정 영역에 관한 기사가 많은 브랜드들도 있다. 배울게 많은 브랜드지만 할 말도 많은 브랜드들인 셈이다. 핵심 가치가 겹치는 사레들도 있다. 같은 가치를 어떻게 다르게 풀어가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다. 나중에는 이런 원리를 반영해 다양한 '브랜딩 게임'을 개발해볼 참이다. 이를테면 하나의 브랜드를 12장의 프로세스 카드로 만들어 원카드 게임을 해보면 어떨까? 가치와 컨셉 카드가 동시에 들어오면 원카드를 외치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책을 만들고 보니 벌써 300페이지를 넘어선다. 12단계 중 그나마 구색을 갖춘건 3단계 정도인데도 이 정도 분량이다. 아마도 500페이지는 가뿐히 넘어설 듯 싶다. 그 동안 브런치에만 1500개의 글을 쓴 덕분이다. 당시에는 해당 브랜드의 기사나 정보를 정리한 정도였지만 지금은 둘 도 없는 나의 자산이요 무기가 되었다. 문제는 지금이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정보는 물론이요. 앞으로 보완해갈 내용이 무궁무진하다. 이 책은 앞으로 이어질 교육 과정의 교재로 쓸 예정이다. 12주간의 교육 과정이 끝나면 그 토론 과정을 샅샅이 정리해 전자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산에서 굴러내리는 스노우볼이 커지는 건 순식간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어렵고도 지루한 작업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재미다. 역량이 아니라 꾸준함이다. 이 교재는 9월 중에 일단 전자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혹시 그 내용이 궁금한 분이 계시다면 메일을 주시라. 샘플을 확인한 후 사전에 할인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다. 아마도 이런 책은 어디서도 보지 못했을거라 확신한다. 이렇듯 내게 할 일이 있다는 건 신명하는 일이다. 이렇게 축적한 지식으로 작은 브랜드들을 도우려 한다. 이것이 다름아닌 나의 'Why'이자 'Core Value'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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