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전열 보병(line Infantry)'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오와 열을 맞추어 전진하는 전술입니다. 옆에서 전우가 총탄에 쓰러져도 결코 대열을 벗어나서는 안됩니다. 더 놀라운 건 상대편도 똑같은 전술을 쓴다는 거죠. 우리 한 발, 적군 한발, 그렇게 서로 총을 쏘다가 먼저 위기를 느낀 쪽이 도망을 갑니다. 그런 보병을 기병들이 쫓아가 마무리하는 방식이죠. 18세기 초에 시작된 이런 전술은 무연 화학과 총기 및 대포가 발달할 때까지 오랫동안 계속됩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숨거나 엎드려 쏘지 않고 끝까지 대열을 맞추다니요. 얼마나 사람 목숨이 우스웠으면 저런 전술을 쓸까 개탄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요...
불과 십 수년 전만 해도 회사들은 상대편이 사라질 때까지 엄청난 광고 비용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렇게 해당 분야의 1등이 되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죠. 하지만 SNS가 등장하면서 이런 전술은 사라집니다. 검색 최적화를 통해 적절한 타겟에 정확하게 광고를 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원래 하고자 하는 얘기를 전혀 다른 분야와 연결시켜 얘기하면 글은 더 풍성하고 흥미로워집니다. 전쟁 이야기로 흥미를 끈 후 본론을 이야기하는 방식입니다. 사실 우리가 글에서 하고자 하는 이유는 대부분 '문제'와 '해결'입니다. 그러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글은 명쾌할지 몰라도 읽는 재미는 떨어집니다. 그러니 내가 좋아하는 골프와 판매 전략을 연결시켜 보세요. 로마의 정치와 조직 관리를 연결해보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뻔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고가는 고수들만의 글쓰기 전략입니다.
p.s. 이 당시에 끌려온 군인들은 농민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싸울 이유가 없으니 사기도 낮았죠. 그래서 이런 대열을 유지하기 위해 혹독한 형벌이 따랐습니다. 기본 300대의 태형에 1000대 이상도 흔했다고 합니다. 그래야 대열을 벗어나지 않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