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운동을 좋아합니다. 매일 같이 헬스, 골프, 당구, 러닝하는 사진을 단톡방에 올립니다. 힘들고 아파 죽겠다는 날도 결국은 운동하는 사진을 올리는 걸로 끝을 냅니다. 하지만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을 데리고 일주일간 자전거로 전국 투어를 한 친구입니다. 바다 수영을 안방 드나들듯 합니다. 30년 이상 된 친구지만 저는 이 놈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매일 같이 글을 쓰고 유튜브 방송을 하는 내 모습을 이 친구도 비슷하게 보고 있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무언가에 미쳐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제는 이 친구와 '솥두껍'이라는 식당을 다녀왔습니다. 브랜드 수업으로 인연을 맺은 사장님은 스타트업과 프랜차이즈 햄버거 브랜드를 거쳐 자신의 식당을 최근에 오픈했습니다. 놀라운건 그가 무려 12년 동안 이 고깃집을 준비했다는 겁니다. 회사 일로 전국의 좋은 매장 자리를 알아보며 오늘을 준비했습니다. 어느 정도 치밀했냐 하면 포털 사이트의 로드맵을 살피며 간판이 자주 바뀌는지 여부까지 꼼꼼히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 경험을 블로그에 실어 트렌드에 관련된 책까지 냈습니다. 무언가 하나에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결과 식당 오픈 4개월 여 만에 첫 프랜차이즈 매장을 벌써 준비 중에 있습니다.
무언가에 미친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그것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일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사람에게선 형언할 수 없는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가까이 두고 자주 보면 자극을 받습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이해합니다. 삶의 목적과 가치관이 뚜렷하고 매일 실천하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강 뷰 사무실과 거짓 수입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무리들과는 전혀 다른 선하고 건강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저는 수백, 수천 억 매출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보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인사이트 넘치는 에너지는 연 매출 십억도 하지 못하는 개인과 작은 브랜드들에서 더 큰 얻곤 합니다. 세상엔 크고 화려한 브랜드도 많지만 작지만 강한 브랜드도 많습니다. 저는 이런 브랜드를 스몰 빅 브랜드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모든 스몰 빅 브랜드의 원천은 건강한 에너지, 즉 드라이빙 포스(Driving Force)라고 생각합니다. 운동하는 친구를 만나고 달리고 싶어집니다. 성공한 고깃집 브랜드를 만나면 제대로 한 번 사업을 해보고 싶어집니다. 제가 굳이 출판사를 시작한 이유도 어쩌면 그런 드라이빙 포스에 끌려서인지도 모릅니다. 내 나이 50, 정말 열과 성을 다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날도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누군가의 표현처럼 불타 없어지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저의 모든 것을 열정으로 태워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매일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돈과 명예가 따른다면 좋겠지만 그걸 추종하진 않을 겁니다. 그저 미술과 음악을 하는 아이들이 돈이 없어 공부를 못했다는 원망을 듣지 않을 정도면 족합니다.
그러니 저와 함께 이 메일을 통해 그런 드라이빙 포스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읽다 보면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뭔가 해보고 싶은 의욕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런 교감을 나눌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물론 저라고 1년 365일 이런 기분으로 살지는 못할 겁니다. 그럴 땐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답장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미 대여섯분이 손수 보내주셨듯 격려와 응원은 물론 비판과 조언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니 이 메일이 여러분의 가슴을 뜨겁게 데우는 그런 메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언가에 미치고 싶은, 미쳐 버린 경험이 있다면 제게 답장을 보내주세요. 저도 더 뜨겁게 화답하겠습니다. 이 메일이 주말 아침 반가운 읽을거리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그런 '꺼리'를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살겠습니다.
여러분의 가슴 뛰는 주말 아침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비버북스' 대표 박요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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